오키나와에 가면 꼭 해보고 싶은 것 중 하나는 뭐니 뭐니 해도 현지 술, 아와모리(泡盛)를 마셔보는 거예요.
오키나와 하면 흔히 떠오르는 게 오리온 맥주지만, 사실 진짜 현지 분위기를 제대로 느끼려면 오키나와 전통술인 아와모리를 빼놓을 수 없죠.
저희 남편이 꽤 애주가라서, 오키나와에 가면 늘 여러 아와모리 술을 비교해 가며 마셔보는 게 또 하나의 여행 루틴이에요. 처음에는 생소한 이름에 도수도 세다길래 솔직히 좀 망설여졌는데요, 남편이 자꾸 한 잔씩 권하다 보니 어느새 저도 아와모리의 깊은 맛에 빠져버렸답니다.
특히 아와모리는 그냥 스트레이트로 마시는 것보다 얼음을 넣는 온더락(ロック)이나 물을 섞어 마시는 미즈와리(水割り)방식으로 마시면 훨씬 부드럽고 은은하게 즐길 수 있어서, 저 같은 술 초보자에게도 딱이더라고요. 여행 중에 색다른 술 체험을 해보고 싶다면, 꼭 한 번 시도해보시길 추천드려요!
아와모리란?
아와모리는 일본의 본토 사케와는 다르게, 쌀(보통 태국산 인디카미)과 흑곡균(黒麹菌)을 이용해 만든 증류주예요. 보통 25도~30도 정도로 꽤 센 편이지만, 향이 깔끔하고 목넘김도 부드러워서 도수에 비해 부담 없이 마실 수 있어요. 특히 오래 숙성된 쿠루아와모리(古酒, 쿠스)는 깊은 풍미가 일품이라 애주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답니다.
추천 아와모리 종류
1. 야에센(Yaezen / 八重泉) - 추천!!
이시가키섬에서 생산되는 아와모리로, 비교적 부드럽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에요. 아와모리 입문자도 부담 없이 마시기 좋고, 향도 강하지 않아 마시고 나서도 은은한 여운이 남아요.
저희 남편은 여러 아와모리 중에서도 야에센을 제일 좋아해요. 오키나와에 갈 때마다 꼭 한 병씩 데리고 온답니다. 집에 두고 천천히 미즈와리로 마시거나, 지인들과 나눠 마실 때도 늘 반응이 좋더라고요. 가격은 보통 720ml 기준으로 1,500엔에서 2,000엔 정도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에요.
2. 잔파(Zanpa / 残波)
오키나와 본섬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아와모리 브랜드 중 하나예요. 특히 잔파 화이트(残波ホワイト)는 여성이나 술 초보자에게도 인기가 많고, 오키나와의 거의 모든 이자카야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예요.
깔끔하고 청량감 있는 향이 특징인데, 너무 강하지 않고 은은한 단맛도 있어서 탄산수에 섞어 아와모리 하이볼로 마시면 정말 맛있어요. 여름에는 얼음을 동동 띄워서 시원하게 마시면 최고!
도수는 보통 25도인데, 탄산수나 물을 섞으면 도수가 낮아져서 훨씬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요. 가격은 약 1,200엔~1,500엔 사이로 가성비도 아주 좋고, 면세점이나 슈퍼, 편의점 등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어요.
3. 쿠로카메(黒甕)
조금 더 깊고 진한 맛을 원하신다면 이 쿠로카메가 딱이에요. 이 술은 쿠스(古酒, 숙성 아와모리)로 분류되는데, 오키나와에서도 꽤 정평이 나 있는 브랜드예요. 3년 이상 숙성시켜서 만든 쿠스는 시간이 만들어낸 깊은 맛과 향을 가지고 있는데, 쿠로카메는 그중에서도 스모키하면서도 구수한 풍미가 매력적이에요. 향이 꽤 진한 편이라, 스트레이트나 온더락으로 천천히 음미하면서 마시는 걸 추천드려요.
도수는 보통 30도로, 일반적인 아와모리보다 좀 더 강해요. 그렇기 때문에 온더락이나, 살짝 물을 섞은 미즈와리로 마시면 훨씬 부드럽고 술맛이 살아나요. 술을 천천히 음미하는 타입이라면 분명 좋아하실 거예요.
가격은 숙성 연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3,000엔 이상 하는 제품이 많고, 고급 쿠스는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있어요. 주류 전문점이나 면세점에서 고급 라인을 찾아볼 수 있어요.
4. 즈이센 세이류 (瑞泉 青龍)
즈이센은 오키나와에서 손꼽히는 전통 아와모리 양조장 중 하나로,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예요. 그 중에서도 세이류(青龍)는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부드럽고 깔끔하게 만들어진 제품이에요.
첫 맛은 가볍고 은은하지만, 마시고 나면 입 안에 감도는 고소함과 은은한 단맛이 꽤 매력적이에요. 아와모리는 보통 도수가 25도 이상인데, 세이류는 상대적으로 순한 편이라 미즈와리나 온더락으로 마시면 더욱 편하게 즐길 수 있어요.
가격은 약 1,300엔~1,800엔 사이로 형성돼 있고, 국제거리 주변 슈퍼나 주류 전문점에서도 자주 볼 수 있어요. 부드러운 스타일의 아와모리를 찾는 분들께 특히 추천드려요.
5. 로얄 미즈호 (ロイヤル瑞穂)
이 아와모리는 이름처럼 약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지만, 맛은 생각보다 부담 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어요. 도수가 20도 내외로 일반 아와모리에 비해 낮아서, 술을 잘 못 마시는 분들도 큰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제품이에요.
맛은 전체적으로 라이트하고 달콤한 향이 도는 편이고, 탄산수와 섞어서 하이볼처럼 마셔도 맛있어요.
가격대는 보통 1,200엔에서 1,600엔 정도로 가성비도 괜찮고, 여행 선물용으로 사가기에도 좋은 디자인의 병을 가지고 있어요.
아와모리와 찰떡궁합인 안주
아와모리는 기름기 있는 음식이나, 진한 맛의 요리와 아주 잘 어울려요.
특히 추천하는 안주는:
라후테(ラフテー): 오키나와식 돼지고기 수육. 단짠단짠한 맛이 아와모리와 찰떡!
고야참푸루(ゴーヤーチャンプルー): 쌉쌀한 고야(여주)가 들어간 볶음요리.
우미부도(海ぶどう): 바다포도라는 해조류인데, 톡톡 터지는 식감이 술안주로 최고예요.
어디서 사야 좋을까?
오키나와 공항 면세점에서도 다양한 아와모리를 살 수 있지만, 진짜 현지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현지 슈퍼마켓이나 전통시장이 좋아요. 예를 들어 나하의 마키시 공설시장(牧志公設市場) 주변에는 아와모리 전문점도 있고, 시음도 가능한 곳이 많아요. 또한 K(국제거리) 주변의 리큐르 전문점에서도 좋은 제품을 구할 수 있어요.
현지에서 마시려면? 이자카야 추천!
1. 나카무라야(なかむら家) 현지 분위기 물씬 나는 아와모리 맛집
아와모리를 좀 더 조용하고 현지스러운 분위기에서 즐기고 싶다면, 저는 나카무라야(なかむら家)를 꼭 추천하고 싶어요. 이곳은 관광지 한복판보다는 조금 벗어난 골목 안에 있어서, 관광객보다 현지 단골 손님이 많은 로컬 이자카야예요.
가게 안은 따뜻한 나무 인테리어에 자그마한 바와 테이블 몇 개가 있는 소박한 분위기인데요, 사장님이 워낙 친절하셔서 처음 방문해도 편하게 술 한잔 할 수 있어요. 무엇보다도, 이곳은 아와모리 종류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어 술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정말 천국 같은 곳이에요. 모노레일 마키시역(牧志駅)에서 도보 약 7분 거리에 있어요.
2. 泡盛 bar 시마자케토아테(島酒と肴 / しまぁとあて)
오키나와 나하의 중심, 국제거리(国際通り)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만날 수 있는 국제거리 야타이무라(屋台村)는 작고 개성 넘치는 가게들이 모여 있는 활기찬 먹거리 골목이에요. 그 안에 자리한 시마자케토아테(島酒と肴)는 아와모리를 제대로 즐기고 싶은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바예요. 이곳은 다양한 현지 양조장의 아와모리를 직접 비교하면서 맛볼 수 있도록 작은 잔으로 여러 종류를 제공해주는 시음 세트도 있어서, 처음 접하는 분들께도 좋아요. 또한 쿠스(숙성 아와모리)도 보유하고 있어서, 평소엔 잘 못 마셔보는 프리미엄 아와모리도 경험할 수 있답니다.
오키나와의 태양 아래서 마시는 아와모리 한잔, 여행의 피로도 싹 날아가요. 처음에는 조금 낯설 수 있지만, 알고 나면 정말 매력적인 술이에요. 여행 중 하루쯤은 현지인처럼 아와모리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요?